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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필요한, 남에게도 필요할지 모르는

인생 첫 등산. 신선대 등반 후기(feat.천축사)

by 모두 행복하기를 2023. 1. 15.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도 이렇게 계획 없이 사는 인생이 싶을까 싶을 정도다. 

 

22녀 10월. 갑자기 생긴 주말 자유시간에 뭘 할까 고민했는데 그 결론이 왜 등산으로 갔을까.

전날 엄마에게 급하게 등산가방, 등산화, 스틱을 빌리고 랜턴? 을 사고, 도봉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겠다며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도봉산으로 향했다. 인생..ㅎㅎㅎ

올라가는 길에 너무 깜깜하길래 찍어 봄.

첫 등산인데 새벽 등산이라니^^ 하하하하하 아무리 평소에 격한 운동하던 사람이라고 해도 걱정이 됐다. 무섭기도 했고.

주차하고 5시쯤 출발했고, 1시간 반 안에 정상까지 가서 일출을 보는 것이 목표였다. 

올라가는 사람들이 몇명 없는.. 랜턴 없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산길.. 무섭지만 재밌었다.

마당바위에서 바라본 해 뜨기 전 풍경. 내려올때의 마당바위는 곧 나옴

점점 느려지는 우리 옆으로 일출을 보려는 듯한 어르신들이 빠르게 지나쳐간다. 처음부터 일출을 목표로 너무 급하게 올라갔던 우리는 금방 지쳐버렸다. 마당바위까지 어찌어찌 갔는데... 정상은 포기하고 내려갈까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이미 마당바위도 이만큼 높았기 때문에.

일출 포기하고 찍은 풍경. 해가 뜨니까 더 예쁘다.

여기서 내려갈까 진짜 미친듯이 고민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정상을 못 보고 내려가면 나한테 너무 화가 날 것 같아서 올라가기로 결정. 하지만 마당바위에서 신선대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이....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이게 그냥 도봉산이면 '악' 자가 들어간 산들은...?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산들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고 간 건 아니었지만 우리가 갔을 때가 단풍이 절정일 때였다. 해가 뜨고 나서 아래를 내려다 볼때마다 감탄 연속...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이쁜데 굳이 올라가야하나 하는 내적 갈등...ㅋㅋㅋㅋ

한걸음 한걸음 걸으면서 더이상 길이 없고 돌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 코스가 나왔을때 다 왔다는 걸 깨달았다. 

올라갈 때는 힘들어서 못 찍었다. 내려올 때 찍음. 저 길의 끝에 정상이 있음.

드디어... 드디어... 정상....!!

정상에서 바라 본 일출....은 아니고 해 뜬 새벽.
감동....ㅠㅠㅠㅠㅠㅠ 올라오길 잘했다 나 자신. 진짜 짱이다.

다른 산들은 안가봐서 정상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모르겠지만... 돌맹이 위가 넓거나 평평하지 않아서 위험하다고 느꼈다. 삼각대 세워놓고 사진 찍으시는 분을 열심히 피해서 정상에서 사진 한 컷 찍고 후딱 돌아 내려왔다. 미끄러질까봐 무서웠다. 

단풍까지 완벽한 풍경이었다. 정상 사진은 너무 많기 때문에 패스... ㅠㅠ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난 마당바위. 해 뜨고 보니 더 예뻤다. 이 높은곳에 길고양이들이 많음.
천축사

올라갈 때는 어두워서 보지 못했던 천축사! 높은 산 속에 있는 조용한 절... 종교는 없지만 안 들릴 수 없어서 잠시 들렸다. 

천축사의 아침 풍경.
올라오면서 보지 못한 풍경 3.? 빛은 일부러 넣은게 아니라 폰이 맛이 갔는지 빛이 번지는 것 같음.

일출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새벽 등반은 너무 만족스러웠다. 절에서 30분 정도 시간을 보내고 9시반쯤 하산하는데, 단풍철이어서 그런지... 올라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입구에는 경찰들이 서 있을 정도로 사람이 붐볐다. 

다음에도 또 등산을 하게 된다면 새벽에 가야지. 

 

신선대 등반 시 준비해야 할 것 : 물, 간식, 등산화, 바람막이, 장갑(돌 더듬거리면서 기어올라가거나 내려옴), 등산스틱

등산스틱은 내려올 때 많은 도움이 됐다. 나이 든 무릎 보호 차원에서 스틱에 많이 의지했다. 

 

새벽에는 도봉산 입구에 문 연 가게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서 가야한다. 내려올 때 보니 많은 가게에서 필요한 모든 걸 다 팔기 때문에 오전에 등산할거라면 굳이 미리 사지 않아도 앞에서 다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행복했던 첫 등산 후기 끝. 다음은 북한산 백운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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